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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성동구청장 정원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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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안녕하십니까? 성동구청장 정원오입니다.
소통구청장실을 방문해 주신 구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게시글 정보 및 내용
제목 [한겨레] 그늘막, 온기누리소, 책마루 도서관...(2018. 09. 07.)
등록일 2018-09-07 09:32:38 조회수 20592
첨부파일 33.기고문(그늘막,온기누리소,책마루 도서관...)-한겨레(20180907).hwp 이미지보기
내용
그늘막, 온기누리소, 책마루 도서관...

 

정 원 오 성동구청장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 성동구는 50여 개의 ‘무더위 그늘막’을 펼쳤다. 여름이 유독 더우면 겨울도 춥다. 강추위가 계속되던 지난겨울, 성동은 버스 정류소마다 ‘온기누리소’ 천막을 차렸다. 올해도 변함없이 여름에는 무더위 그늘막이 펼쳐졌다. 겨울에는 온기누리소가 다시 차려질 것이다.

 

성동에는 ‘책마루 도서관’이 있다. 유휴공간으로 있던 구청 1층 로비를 2만여 권의 장서를 구비한 카페형 도서관으로 바꿔놓으니 많은 주민들이 찾아오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평일에는 엄마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와서 책도 읽고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으며,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더위 그늘막, 온기누리소, 책마루 도서관. 이 세 가지 생활밀착형 정책 모두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지거나 주민의 큰 호응을 기대하고 추진한 것은 아니다. 시작은 작은 아이디어, 상상이었다. 파란불을 기다리며 손에 들고 있던 부채나 책으로 햇빛을 가리는 주민들을 보며 저곳에 대형 파라솔을 펼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보며 바람을 피할 작은 천막 하나 설치하면 어떨까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크고 넓지만 쓰임새 없는 구청 로비에 최근 유행하는 공유서가를 꾸미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해봤다.

 

이것은 작은 실험이었다.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을 것 같았고, 많은 예산이나 인력이 소요되는 일도 아니었기에 과감히 추진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들은 많은 칭찬을 해주었고, 언론은 물론 다른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목하는 우수 정책사례가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주민들이 지방자치의 효능을 체감했다는 점이다.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칭찬해주시는 주민 분들이 적지 않았다. 자신의 선택으로 구성된 지방정부가 생활 속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해결하며, 더 나은 삶의 계기를 마련할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낸 것이다.

 

지방정부는 주민참여와 자치의 플랫폼이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해야 중앙 차원의 민주주의 시스템도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민선 자치 23주년을 맞이했음에도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주민참여에 힘입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국 각지의 지방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양한 주민협의체를 만들었고 모바일 주민투표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주민참여예산제를 실행하기도 했다.

 

주민참여의 활성화는 새로운 기구와 제도, 기술의 도입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주민들이 참여 의지를 가져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참여를 통해 각자의 생활이 개선되는 실천적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성동의 생활밀착형 정책은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더욱 풍성하게 자라나는 터전을 일구는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 시도다.

 

앞으로 성동은 주민이 정책기획과 실행, 평가와 개선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생활실험실(리빙랩)을 운영하며, 이 틀 안에서 생활밀착형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주민은 더는 정책적 성과를 선물 받는 수혜자로서만 머무를 수 없다. 정책을 직접 만들고 실행해보면서 행정의 대상이 아닌 주인공이 되었을 때, 주민들이 느끼는 참여의 효능감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지방정부는 주민 곁으로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란 말처럼 지역 사회 문제를 주민과 더불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정부의 사명이다.